이성계 할아버지 이춘(도조)의 설화, 백룡을 돕다?

우리 역사를 보면 항상 뭔가 터지고 나면 설화나 전설 같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물론 대단한 위인의 이야기도 있겠지만 대부분 정당성이나 자신의 잘못을 덮으려고 꾸며낸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전두환과 신군부가 언론통폐합을 통해 '인간 전두환'을 만들어 국민들을 속이려는 듯이 설화도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전두환에 대해 지금도 어른들 입에서는 '그래도 잘했다', '삼청교육대가 사람 만들었다'라는 x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조선은 미신과 설화에 이끌려 시작되었다. 나라가 망해가도 미신과 설화에 빠져 살았다.

 

 

 

이성계의 고조부 이안사(목조)는 1254년 두만강을 건너 지금의 러시아 땅인 알동(斡東)으로 가서 원나라 지역 관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안사의 손자인 이춘(도조)의 몽골명은 발안첩목아(孛顔帖帖木), 이춘의 아들인 이자춘(환조)의 몽골명은 오로사불화(吾魯思不不)였다.

 

이성계의 고조부 이안사, 증조부 이행리, 조부 이춘, 부 이자춘.

 

이성계의 조상들은 몽골 지역 수장인 '다루가치'로 넓은 영역을 통치했다.

 

다루가치는 원에서 각 지역의 행정 업무를 전반적으로 관할하도록 중앙에서 파견한 관리이다.

 

 


 

이성계 할아버지 이춘(도조)의 설화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는 이성계 할아버지인 이춘(도조)의 설화에서는 이미 이성계가 왕이 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설화의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날 이춘(도조)의 꿈에 백룡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춘은 도조(度祖)라고도 하는데, 이성계가 왕이 된 후에 4대조까지 거슬러 올라가 왕위를 추서 했기 때문이다.

 

백룡은 이춘(도조)에게 말했다.

 

"나의 거처를 빼앗으려 하는 흑룡을 몰아내 주십시오"

 

이춘(도조)은 그냥 꿈이라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꿈에 백룡이 나타났다고 한다.

 

"공은 어찌 내 말을 생각하지 않습니까?" 하며 와야 할 날짜와 장소까지 말했다고 한다.

 

이춘(도조)은 그제야 꿈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고, 백룡이 말한 날짜와 장소에 활과 화살을 장비하여 갔다.

 

그곳에는 못이 있었는데, 그 위에서 백룡과 흑룡이 싸우고 있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이춘(도조)은 꿈에 나왔던 백룡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활시위를 당겼다.

 

흑룡은 화살에 맞아 못으로 떨어졌다.

 

이춘(도조)은 집으로 돌아왔고, 그 뒤에 다시 꿈을 꿨는데 백룡을 다시 만났다고 한다.

 

백룡이 말했다.

 

"장차 자손 중에 큰 경사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춘(도조)의 아들 이자춘(환조)이 고려에 귀순해 공민왕 휘하에서 망해가는 몽골을 격퇴하고, 영흥에서 아들을 낳았다. 그가 이성계라고 말한다.

 

세종은 이안사(목조), 이행리(익조), 이춘(도조), 이자춘(환조), 이성계(태조), 이방원(태종)을 묶어 '용비어천가'에서 해동육룡(海東六龍)이라 불렀다.

 

용에 매우 민감한 집안이라 볼 수 있다.

 

이성계는 자신들의 조상이 원나라의 관리 '다루가치'였다는 꼬리표가 꽤 힘들었을 것이다.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국가의 왕이 되기 위해서는 뭔가 정통성도 필요했고, 설화나 전설 같은 이야기도 많이 뿌려야 했을 것이다.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고 4대조까지 왕위를 추서 한 까닭도 조선이란 국가의 전통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왜 백룡은 많고 많은 후손 중 이성계를 택했을까?? 만약 이방원이 조선을 세웠다면 활을 쏘러간건 이성계가 될 수도 있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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