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이라는 영화는 2008년, 우리에게 찾아와 꿈과 희망, 그리고 즐거움을 가득 안겨줬다. 그리고 아쉽게도 어벤져스: 앤드게임을 끝으로 아이언맨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아이언맨 하면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떠오른다. 그가 아이언맨을 연기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2007년 3월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를 직접 만난 뒤 영감을 받아서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사로잡혀 온몸을 불사르는" 머스크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그려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토니 스타크인 아이언맨 모델은 '일론 머스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작인 만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는 하워드 휴즈(1905 ~ 1976)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만화를 그렸던 스탠리 마틴 리버(Stanley Martin Lieber / 스탠 리 Stan Lee)는 지인에게 말했다.
"미치지 않고선 (아이언맨은) 하워드 휴즈다."
진짜 아이언맨 모델 '하워드 휴즈'
하워드 로버트 휴즈 주니어(Howard Robard Hughes, Jr. 1905년 12월 24일 ~ 1976년 4월 5일)는 미국의 공학자, 투자가, 영화 제작자이다. 그는 공학적 재능과 사업적 수완으로 억만장자가 되었다.
아이언맨을 즐겨봤다면 "하워드 휴즈?", 토니 스타크의 양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와 이름이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워드 휴즈는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을 이끌어 갔던 사람이다. 영화 제작, 항공업, 방위산업, 전자, 매스컴, 제조업 등 많은 분야에서 사업을 벌였고, 세계 최고 수준의 부와 영화를 누렸다. 그리고 바람둥이였다고 한다.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와 사업 분야도 흡사하고, 바람둥이라는 것까지 똑같다.
하워드 휴즈는 1905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하워드 휴즈 시니어는 석유개발 붐이었던 텍사스에서 시추용 장비를 개발해 많은 돈을 모은 사업가였다. 휴즈는 어릴 때부터 과학과 기술에 빠져있었고, 재능도 겸비했다.
그는 라이스대학과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수학과 항공 공학을 공부했다.
학업을 이어가던 중, 어머니는 자궁외 임신,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휴즈는 학업을 중단하고,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동경했던 영화 제작의 길로 들어섰다.
영화산업과 하워드 휴즈
하워드 휴즈는 영화 제작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1927년 <모두가 연기하고 있어요>를 시작으로 휴즈가 만든 영화들은 흥행했고, 여러 분야의 아카데미 상을 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영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지옥의 천사들>로 현재까지도 비행 전투 장면에 있어서 최고의 장면으로 기록될 만큼 유명하다. 예산도 어마어마하게 들었다고 한다.
하워드 휴즈는 직접 시나리오도 쓰고, 감독을 맡아 모든 것을 지휘했다.
프로펠러 전투기 87대를 구입하고, 최고의 조종사도 고용했다. 휴즈 자신도 비행기를 조종하며 연기에 나섰는데 추락해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는 할리우드를 주름잡은 여배우들을 줄줄이 발굴했고, 여러 유명 여배우들과 열애를 했다.
하워드 휴즈는 돌연 항공산업에 뛰어들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최고 속도로 비행하는 항공기를 개발하기 위해 우수한 엔지니어를 영입한다. 그리고 H-1 레이서를 탄생시킨다. 휴즈는 1935년 9월 직접 H-1 레이서를 조종해 시속 352마일(563km)에 달하는 속도를 내며,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비행기록을 수립했다.
또한 H-1 레이서를 조종해 북미대륙 횡단에도 성공한다.
1938년 7월에는 하워드 휴즈가 세운 휴즈 항공사에서 록히드 L-14 수퍼 엘렉트라를 개조해, 91시간 만에 세계를 일주하는 비행을 성공시킨다. 그렇게 휴즈는 항공기 시대를 여는 초석을 다졌다.
이어서 휴즈는 트랜스월드 항공과 에어웨스트 항공사를 사들여 '휴즈 에어웨스트라'를 설립한다.
방위산업과 하워드 휴즈
여기서 휴즈는 방위산업에도 뛰어든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군 당국으로부터 휴즈는 고고도 고속 정찰기를 개발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는 정찰기 XF-11을 개발했고, 1946년 7월 직접 시험 비행에 나섰다. 그러던 중, 프로펠러 고장으로 정찰기는 추락했다. XF-11는 완파되었고, 휴즈는 중상을 입었다.
하워드 휴즈는 이때부터 얼굴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콧수염을 길렀고, 통증을 견디기 위해 '모르핀(진통제)'을 복용해야만 했다.
아이언맨(토니 스타크) 역시 방위산업에 빠져있었고, 자신이 개발한 신무기 발표를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가던 중에 테러리스트의 습격으로 인해 심장부에 파편이 박히게 된다.
호잉센에 의해 심장부에 박힌 파편 대부분을 제거하지만 일부 파편은 제거하지 못하고, 계속 심장으로 파고들어 간다. 파편이 파고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토니 스타크의 흉부에 자동차 배터리를 연결한 전자석을 착용한다.
그리고 아크원자로를 개발해 심장에 부착한다. 아크원자로는 팔라듐을 사용하는데, 팔라듐은 중금속이기 때문에 몸에 지니고 있으면 치명적이었다.
하워드 휴즈는 유럽 전선으로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수송기 H-4 허큘리스를 제작한다. H-4는 나무로 제작했으며, 날개 길이가 97M가 넘는 세계 최대의 항공기였다. 현재까지도 H-4는 역사상 가장 날개폭이 길다는 기록을 갖고 있다.
1943년 5월 17일, 휴즈는 물 위에서 뜨고, 내리는 거대 수송기 이착륙을 시험하기 위해 시코르스키 S-43이라는 항공기를 조종했다. 휴즈가 조종한 S-43은 네바다주에 추락한다. 이 사고로 같이 탑승했던 직원 한 명과 항공기 검사관이 사망한다. 휴즈는 머리에 중상을 입었다.
휴즈는 H-4 역시 직접 조종해 이착륙을 시험해봤다. 하지만 H-4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완성하지 못했고, 결국 박물관에 전시품으로 남았다.
전쟁이 끝난 뒤, 휴즈 항공사는 헬리콥터 개발에 도전하기도 했다. 휴즈는 공격용 헬기, 공대공 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개발해 미군에 납품했다고 한다.
말년, 하워드 휴즈
여러 차례 항공기 사고를 겪은 휴즈는 대인 기피증이 극심해졌다. 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1960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의 꼭대기 층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했다고 한다. 필요한 결재서류나 사업 보고서 등은 긴 막대기에 바구니를 달아 창문으로 올려 보냈다고 한다.
또, 그는 세균이 무서워 물건을 맨손으로 만지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고, 엄청난 양의 부드러운 티슈와 소독한 수건을 썼다고 한다.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사람의 눈에 띄자 휴즈는 1960년대 후반 나카라과, 바하마, 멕시코 등으로 옮겨 다녔다.
1976년 4월 5일 휴즈는 멕시코에 있는 호텔에서 몸상태가 악화되자 급히 비행기로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의 머리카락, 수염, 손톱, 발톱은 매우 길었고, 몸무게는 41kg이었다. 결국 휴즈는 심부전증으로 7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 역시도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를 겪었고, 불안감, 환청, 공황발작, 우울증 등의 증상을 보였다.
하워드 휴즈는 세상을 떠날 때, 15억 달러(現 약 7조 2천억 원)의 재산을 남겼다. 자신의 이름을 딴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를 세우고, 재산을 기부해 의학 발전에 기여했다.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는 자산만 182억 달러(약 20조 564억 원)로 세계 2위 규모의 생의학 연구소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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