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오세아니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고, '글로벌파이어파워 랭킹' 기준으로 19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호주군은 정말 웃긴 일이 있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새대가리'는 '우둔한 사람을 새의 머리에 빗대어 놀림조로 이르는 말인데.. 호주가 새들이랑 전쟁을 해서 졌다.

 

 


 

호주 에뮤 전쟁(Emu War)

 

 

호주는 1932년에 조류와 전쟁을 한 적이 있다.

 

그냥 조류를 포획하는 정도가 아니라, 군부대를 투입했고, 사격까지 했다.

 

우선 에뮤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호주의 특산 대형 주조류(날지 못하는 조류, 육상성)에 속한다고 한다. 몸길이는 약 180cm, 몸무게는 36~54kg 튼튼한 발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웬만한 남성보다 크다.

 

주로 과일이나 풀뿌리, 곤충 등을 먹고 사는 새의 일종이며, 엄청난 식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번식력이 좋아, 한번에 20개의 알을 낳아 키운다고 한다. 알은 초록색이다.

 

그리고 에뮤는 국조로서 호주를 상징하는 새이다.

 

 


 

왜? 조류와 전쟁

 

 

왜? 호주는 다른 국가도 아닌, 조류와 전쟁을 했을까?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캠피언 구에 있는 밀밭에 '에뮤'가 많이 출몰했다고 한다.

 

번식기 이후에 바닷가에서 내륙으로 정기적으로 오는데, 농부들이 밀밭을 잘 가꾸고, 농사를 위해 물도 가져다 놓았다. 먹을 것도 많고, 물도 있으니 천국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2만 마리 정도 되는 에뮤들은 농부들이 가꿔놓은 밀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이쯤되면 피해가 극심해 대책이 필요했고, 농부들은 처음에 관공서를 찾아갔으나 2만 마리의 에뮤를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국방부 장관에게 찾아갔다.

 

호주 정부는 난감했다.

 

에뮤는 국조라서 처리하기도 그렇고, 그냥 놔두려니 국민들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해있으니 말이다.

 

결국, 호주 정부는 에뮤 소탕 작전을 펼친다.

 

 


 

타조(비슷해서)를 잡는데 기관총을 쓰다

 

 

농부들은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이라 그 당시 사용했던 기관총의 위력을 알고 있었다.

 

에뮤를 소탕하기 위해 기관총을 사용하자고 요구했다. 국방부 장관 '조지 피어스'는 농부들이 음식과 숙박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현역 군인들의 기관총 사용을 허락했다.

 

그래서 사진 촬영사와 기관총 2문, 탄약 1만발, 무장한 호주 왕립포병연대 소속 군인들을 파견했다.

 

폭우로 인해 한 번 연기 되고, 1932년 11월 2일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군인들은 에뮤를 향해 기관총을 발사했다.

 

 

 

 

예상과는 달리 에뮤를 맞히는 것조차 힘들었다.

 

몸에 비해 머리와 다리가 얇았고, 뛰어다니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 무거운 기관총을 들고, 따라잡기 조차 힘들었다.

 

※에뮤는 시속 50km 정도, 한 걸음이 3m에 달함.

 

 

또, 몸통은 여러 겹의 깃털이 촘촘하게 박혀, 몸을 뚫는 것도 쉽지 않았다.

 

11월 4일에는 에뮤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기관총을 발사했다.

 

이번에는 탄피가 걸려 에뮤들은 모두 도망갔다. 12마리는 죽였다.

 

에뮤들은 계속 농작물을 먹어치웠고, 호주 정부의 작전은 다 실패로 돌아갔다.

 

 


 

에뮤는 머리가 좋다(?)

 

 

군인들이 공격을 가하니 에뮤들도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에뮤들 중 한 마리가 인간을 감시하고, 다른 에뮤들은 따로따로 나뉘어 흩어져 도망을 쳤다.

 

에뮤들은 한 무리가 공격을 받으면 다른 한 무리가 곡식을 먹었다.

 

또, 에뮤들의 속도를 잡기 위해 트럭에 기관총을 설치해 소탕하려 했는데, 그 트럭을 에뮤가 들이받아 트럭이 고장 나 쓰지 못했다고 한다.

 

'새대가리'라는 말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결국 호주 정부는 에뮤와의 전투에서 단 한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리고 곧 에뮤들의 번식장이 되어버리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호주는 1932년 11월 2일 ~ 12월 10일 총 40일간 에뮤와 전쟁을 했다.

 

호주, 영국의 동물보호단체는 이 전쟁을 명분 없는 전쟁, 추악한 전쟁으로 규정했고, 에뮤를 죽이는 것을 반대했다. 에뮤를 잡긴 했으나 효과가 없었고, 여론의 반대에 떠밀려 패배를 인정하고 부대를 철수시켰다.

 

하지만 다행히 농부들이 에뮤를 가축화시켰고, 튼튼한 울타리를 만들어 에뮤가 침임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기관총으로 그 빠른 조류를 잡으려고 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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