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사 시험 유출' 학원

 

지난 2019년 관세사 2차시험 관세평가 과목의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A교수는 관세 전문학원(학원 X, 연구원 O)을 운영하고 있는 B대표에게 출제에 참고할 수 있도록 문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B대표는 자신의 학원에서 모의고사로 출제된 문제들이 담긴 파일을 A교수에게 전달했고, A교수는 해당 파일에 담긴 문제들을 시험 문제에 반영, 총 6개의 문제 중 4문제가 관세 전문학원의 모의고사와 매우 유사하게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아니라, 또 다른 출제위원이던 C교수도 관세 전문학원 B대표로부터 모의고사 문제를 받았고, 관세율표 및 상표학 과목 중 1문제를 모의고사 문제의 문구를 일부 수정한 형태로 출제되었다.

 

이 문제들은 관세 전문학원의 모의고사에서 나왔던 오타가 실제 시험 문제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등 사실상 모의고사 문제를 거의 그대로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별개로 A교수와 B대표가 재직 중인 대학에 허위 증빙서류 등을 제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학이 제공하는 강의 지원금을 송금받고, 이를 A교수가 B대표의 학원에서 특강을 한 것처럼 꾸며 A교수에게 지급하는 등으로 부정 수급한 행위에 대해서도 사기죄로 기소했다.

 

2019년 발생한 관세사시험문제 유출 의혹 관련해 서울동부지검이 제기한 공소장에 따르면 B대표에게 적용된 죄목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사기죄 총 2가지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B대표에게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A교수와 공모해 '관세평가과목' 시험문제를 유출하여 사적이익을 취함으로써 관세청장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한 B대표에게 건국대 A교수와 공모해 건국대 및 대학 산학협력단 담당직원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17년부터 19년까지 총 4회에 걸쳐 9,186,000원을 교부받은 것에 대해 사기죄를 적용했다.

 

 


 

"수험생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2020년 12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관세사시험 부정출제에 관련해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질의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전문직 시험에 소위 '영혼을 갈아 넣어 몰빵'하는 청년들인데 시험 공정성이 훼손된다면 무엇을 믿고 미래를 준비하겠나?"라고 반문하며 공식적인 사과와 구제 대책을 요구했다.

 

 노석환 관세청장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구체적인 구제 방안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살펴보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세청 관계자는 "최근 행정심판이 기각됐기 때문에 수험생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기관장의 발언 취지는 구제가 아닌 다른 대책을 살펴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관세사 시험에서 불합격한 수험생 28명은 2019. 12. 8. ~ 23. 불합격처분취소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하지만 2020년 10월 초 행정심판이 기각됐다.

 

 


 

'관세사 시험 유출' 학원, 폐원 후 평생교육시설로 신고해 영업을 지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2020년 10월 14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석환 관세청장을 향해 "관세 전문학원이 폐원 후 평생교육시설로 신고해 영업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관세 전문학원이 연구원으로 이름을 바꿔 여전히 똑같은 (사업을 한다)"며 이같이 질의했다.

 

"교육청은 (관세 전문학원) 폐원 했기 때문에 행정처분이 어렵다고 하고, 관세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전수조사에 어렵다고 한다"

 

"2019년 기준 전체 관세사 시험 합격률이 10%에 못 미치는데 이 학원은 합격률 90%라고 홍보한다"며 "엉터리 광고이거나 시험 관련 대단히 유착이 있었다는 것"

 

"엉터리 광고라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치를 촉구하고 유착이 있으면 행정적 조사나 조치를 해야하는 관세청이 방치한다"

 

"전수조사를 해보시라. 과거에 없었는지"

 

"학생들이 얼마나 억울하겠나. 조치 계획을 수립해 보고달라"

 

 


 

관세전문 학원(연구원) B대표 인터뷰 "문제 준 건 맞지만 공모한 건 아냐"

 

 

"문제를 건네준 건 맞지만 공모한 건 아니다"

 

한국관세신문 9월 28일 인터뷰에서 B대표는 "공소장에는 'A교수와 공모하여'라고만 돼있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모했는 지는 나와있지 않은데 검찰이 이 부분에 자신이 없어 밝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B대표는 "A교수에게 문제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준건 맞지만 학장씩이나 되는 분이 그런 식으로 출제할 줄은 생각치도 못했다"고 강변했다.

 

B대표의 주장을 요약하면 문제를 주긴 했는데, 대학원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분이 부탁을 해와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고, 본인도 A교수에게 이용당했다는 것이다.

 

 

수험생들, "문제유출은 공정성 훼손이다"

 

B대표는 "저희 학원은 관세사시험 학원시장에서 이미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 며 만약 저희 학원에 이롭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면 직전 년도인 19년도 모의고사 문제를 건네줬겠죠. 왜 오래된 17, 18년도 문제를 줬겠습니까?라며 오히려 반문했다.

 

 

공소장 내용에 사실과 다른 게 있다면?

 

'공무집행방해죄'는 인정할 수 없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장 내용을 보니 'A 교수와 공모하여'라고 돼 있던데 말이 안 되는 말이다.

 

모 방송국 보도가 나간 뒤 바로 A교수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한다. 모든 게 자기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다. 자신이 책임질 것이니 걱정말라며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통화 내용을 녹음해 검찰 진술 때 제출했지만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A교수의 검찰 진술이 처음과 많이 달라져 검찰 수사관도 오히려 A교수에게 처음과 달라진 진술 내용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A교수에게 재차 확인시켜줬을 정도였으니까요"

 

"어쨌든 A교수 진술과 제 진술이 서로 다르니 검찰도 처음 계획과 달리 기소쪽으로 기울어진 듯 보입니다. 그 사이 언론에 의해 이슈화 되기도 해서 검찰로서도 그냥 넘어가긴 부담 스러웠겠죠"

 

"검찰이 제기한 사기죄에 대해선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A교수와 FTA학원 간에 오간 금전이 계좌에 찍혀 있으니까요. 처음 시작하게 된 연유가 어찌 되었건 저로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지도 교수였던 A교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제 입장을 고려해주었으면 합니다. A교수가 "자기가 내게 2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니, 강의한 것으로 꾸며서 강사료로 지급하는 방법을 내가 제안했다"고 진술을 바꾸면서 검찰이 '공모'로 봐 사기죄를 적용한 것입니다"

 

 

 

최근 학원 등록을 취소하고 평생교육시설로 재인가 받은 이유는?

 

 

"저희 학원 수강생들 중에는 시골에서 올라와 학원 근처에 방을 얻어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9월 들어 코로나 사태가 악화돼 방역 2.5단계로 격상되면서 300석 이상되는 학원들이 폐쇄 대상이 됐습니다.

 

"갈데가 없다"고 학원에 호소하는 학생들 사정은 딱한데 방법이 없어 고민하다 교육청에 문의하게 됐습니다. 교육청 담당자 말이 "평생교육시설은 코로나 방역 2.5단계에서도 시설폐쇄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알려주어 평생교육시설로 재인가 받게 된 것입니다"

 

 

학원 모의고사 문제 유출로 FTA학원도 이득을 보는 것 아닌가?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깁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FTA학원은 관세사 시장에서 7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점유율을 높인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저희 학원 모의고사 기출문제는 관세사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라면 거의 가지고 있고 한 번씩은 다 풀어봤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다음 카페에 가보면 저희 학원 기출문제를 사고파는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만약 제가 저희 학원 수강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할 생각이었다면 학원에서 최근에 강의한 2019년도 문제를 A교수에게 건네줬겠죠. 왜 17, 18년도 기출문제를 줬겠습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겁니다.

 

 


 

부정으로 빼앗긴 누군가의 기회

 

 

관세사 수험생들이 관세전문학원 B대표의 인터뷰를 본다면 굉장히 허탈할 것같다. 본인이 문제를 줬지만 모의한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그저 고의가 아니었음을 주장해 책임성을 부인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B대표는 2019년 모의고사 문제유출 논란이 밝혀진 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모의고사를 홍보해왔다. 이번 2020년 시험이 치러진 후에도 합격자 중 대다수가 모의고사 수강을 했다는 점을 이용해 광고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모의고사를 접했을 것이기 때문에 불공평한 시험이 아니라는 듯 말하는데, 한 명이라도 그 문제를 접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불공평한 것임이 분명하고, 설령 모든 수험생이 그 모의고사를 봤다고 해도 특정학원의 모의고사 문제가 국가고시 문제로 기출됐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문제가 유출된 사실이 다 드러났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는 점이다. 학원, 출제위원, 관세청, 산업인력공단, 국민권익위원회, 교육청, 관세사회까지 모두 수험생들을 외면했다. 수험생들은 청와대에 청원까지 했으나 지금으로서는 수험생들의 운명과 국가의 위상이 국회의원과 검찰의 손에 달려있다.

 

한편 관세사 2차 시험은 논술형이다. 하지만 모범답안, 채점기준, 배점, 문항별 득점, 수험자의 답안지 등 시험정보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다. 이번 유출사건에 의해 채점방식에 대한 신빙성도 의심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및 청와대 청원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

 

 


 

※ 청와대국민청원

 

국가공인 관세사 시험 부정의혹 철저히 조사해주세요. > 대한민국 청와대

나라를 나라답게, 국민과 함께 갑니다.

www1.president.go.kr

 

※ 관련기사

 

‘관세사시험 부정출제’ 피해 수험생 구제될까? - 법률저널

작년 2차 시험에 사설학원 모의고사 문제 출제불합격처분 취소 구하는 행정심판 결과에 촉각[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지난해 시행된 관세사 2차시험의 부정출제 관여자들이 공무집행방해죄와 사

www.lec.co.kr

 

 

학원문제 오타까지 베껴 출제된 관세사시험…관세청장 “송구”

국감서 용혜인 의원 질문에 관세청장 사과수험생 “불합격 취소” 행정심판 청구는 기각“구제방안 살펴보겠다”했지만 관세청 난색노석환 관세청장이 지난해 관세사시험 부정출제 사건에 대

www.seoul.co.kr

 

 

추경호 "'관세사시험 유출' 학원, 폐원 후 연구원으로" - 머니투데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사 시험 유출 사태’와 관련 A 학원이 폐원 후 평생교육시설로 신고해 영업을 지속했다고 14일 밝혔다.추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

news.mt.co.kr

 

 

[단독]관세사시험 문제유출 의혹...김용원 F학원 대표, "문제 준 건 맞지만 공모한 건 아냐" - 한국

본지는 지난 9월 28일 FTA관세무역연구원(FTA관세무역학원) 김용원 대표를 강남 모처에서 인터뷰했다.김 대표는 지난 8월 31일 서울동부지검이 지난해 36회 관세사 2차시험 문제유출 의혹 관련해 기

www.kcnews.org

 

 

 

엄격하다던 관세사 시험, 학원 모의고사 '복붙'

세관 신고와 통관 절차를 처리하는 전문가, 관세사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자격증을 따야 합니다. 여기에 매년 수천 명이 응시하는데 한 대형 학원에서 나눠준 모의고사 문제가 올해 관세사 시험

news.sbs.co.kr

 

 

'바늘구멍' 관세사 시험 유출?…"학원 문제랑 오타도 일치"

올해 6월 관세사 2차 시험을 치렀다가 불합격한 수험생 A씨는 시험 문제를 살펴보다가 충격에 빠졌다. 한 대형 학원에서 나눠준 모의고사 기출 문제와 상당수 문제들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였

n.news.naver.com

 

 

관세사 ‘바늘구멍’ 시험...학원 문제 ‘복붙’ 논란에 수험생 분통 - 시사포커스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바늘구멍을 뚫는 격으로 합격률이 저조하다고 알려진 관세사 시험문제가 대형학원에서 제공한 모의고사 문제와 상당 부분 동일해 수험생들이 분통을 터뜨린 걸로

www.sisafocus.co.kr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