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는 1471년 신숙주가 일본을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왕명에 의해 저술한 한문 역사서이다. 일본국과 유구국(瑠球國)에 대한 정보였으며, 세종(世宗) 25년 1443년 통신사(通信使)의 서장관으로서 일본을 방문했으며, 성종 2년(1471년)에 간행되었다.
해동제국이란 일본 본국, 규수, 이키 섬, 쓰시마 섬과 함께 유구국을 말한다.
지세를 지도로 그리고, 국정·교빙 왕래한 연혁 및 사신을 접대하는 예절을 수록했다.
<해동제국총도>, <일본본국도>, <일본국서해도구주도>, <일본국일기도도>, <일본국대마도도>, <유구국도> 등 7장의 지도와 <일본국기>, <유구국기>, <조빙응접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조선 초기 일본과의 외교관계에 관한 유일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를 연구하는 데도 매우 귀중한 자료였다.
해동제국기는 15세기에 일본에 대한 주된 지침서였다. 불행하게도 16세기 말이 될 때까지도 해동제국기만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일본을 가서 조사하고 새로운 정보를 기록한 책은 없었다.
그 결과 임진왜란은 비참한 역사로 남았다.
그 당시 조선은 대일 외교에는 적극적이지 않았고, 성종 때부터는 통신사를 받기만 했고, 보내지는 않았다. 일본에 뭔가 전할 일이 있으면 대마도를 거쳤었다.
해동제국기는 다들 알다시피 신숙주가 과로를 무릅쓰고 탄생한 중요한 역사서였다.
하지만 조선은 그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으며, 제2의 해동제국기를 저술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15세기에 머물러있는 해동제국기는 조선에 더 이상 쓸모가 없었다.
과로를 무릅쓰고 탄생한 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
신숙주는 과로로 인해 오랫동안 병을 앓았었다. 병이 낫고 얼마 되지 않아서 일본으로 떠나게 되는데, 친구들과 형제 그리고 가족들은 그를 말렸다. 하지만 그는 자청해서 가겠다고 했다.
"신하 된 사람에게는 평탄하거나 험한 것이 한 가지다. 어찌 제 몸이 편안할 것만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신하 된 사람으로 험하고, 편한 것을 가릴 수 없다는 뜻이다.
세종대왕 역시 신숙주를 염려했었다.
1443년 2월 21일 훈련원 주부에 임명, 조선 통신사 변효문(卞孝文)의 서장관 겸 종사관(書狀官兼從事官)으로 일본으로 간다. 그는 일본에 가서 조선의 학문을 알리고, 언어, 한자, 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외교활동 도중 여행할 때, 신숙주의 재주를 듣고 시를 써 달라고 하는 일본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한다. 그는 즉석에서 붓으로 시를 써, 그들에게 줬는데 모두가 감탄했다.
일본 가는 곳마다 선천의 경계 요해지(要害地)를 낱낱이 살폈다.
*요해지(要害地) - 지세가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
그들의 제도와 풍습, 각지 영주들의 강한 점과 약한 점 등을 상세히 기록했다.
신숙주는 돌아오는 길에 대마도에 들러 무역 협정까지 체결한다.
1419년 쓰시마섬을 근거지로 하여 말썽을 부리던 왜인들을 정벌한 후, 한동안 조선과 일본은 왕래가 중단이 되었었다. 쓰시마 도주의 간청으로 다시 삼포(三浦)를 개항하여 무역과 근해에서의 어획을 허락했다.
하지만 왜인들이 다시 말썽 부릴 것을 염려한 신숙주는 상당한 제한을 가하고, 구체적인 조약을 체결하게 이르는데, 이것이 계해조약이다.
1443년 10월 신숙주는 배편으로 인천항을 통해 조선으로 귀환한다. 조선으로 돌아와 성삼문, 박팽년, 정인지 등과 함께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문자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9개월간 일본에 다녀와 당시의 견문록(見問錄)과 일본의 인명, 지명 등을 한자음으로 기록하는 데 성공한다. 이 기록들을 토대로 1471년(성종 2년)에 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가 완성된다.
신숙주가 과로를 무릅쓰고 탄생시킨 해동제국기를 바탕으로 일본에 대한 새로운 역사서들이 계속 탄생했다면 임진왜란이 그렇게 참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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