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사성

 

맹사성(孟思誠)은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으로 정치인이자 유학자이다. 

 

맹사성은 고려 수문전제학 맹희도(孟希道)의 아들이며, 고려말의 최영의 손녀 사위이다. 황희, 윤회, 권진과 함께 세종 대에 재상을 지냈으며 세종의 측근 중의 한 사람이었다.

 

신기하게도 그는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아무런 일 없이 관품이 차근차근 올랐다.

 

1386년(고려 우왕 12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춘추관검열, 전의시승, 기거랑, 사인, 우헌납 등을 지냈다. 조선 건국 후에도 벼슬길에 올라 예의좌랑에 제수되고, 정종 때 간의, 우산기상시, 태종때 동부대언, 이조참의, 예문관제학 등을 역임했다.

 

1417년에는 충청도 관찰사에 제수되고, 세종 때는 공조판서를 거쳐 좌의정을 지냈다.

 

세상이 바뀌고, 그 시기를 거치는 사대부들은 아무래도 위험했다. 특히 맹사성은 최영의 손녀 사위였지만 이성계가 그의 덕망과 학문을 높이사서 벼슬길로 계속 권유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KBS 드라마 '장영실' / 맹사성

 

맹사성은 오로지 관리로써 바른 길을 걷는 사람이었다. 이것 저것 따지고, 명분을 찾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때문에 태종 때 원리 원칙대로 일을 처리 했다가 죽을뻔했다. 다행히 영의정 성석린(成石璘)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았다.

 

실록을 보면 별다른 일은 없었고, 그저 중앙의 요직과 지방의 관찰사를 오가며 열심히 일을 했다.

 

일을 원리 원칙대로 열심히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나태해지거나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힘들어지고, 일이 늘어나고, 나중에는 수습도 불가하다.

 

맹사성이 원리원칙대로 일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맹사성 공당문답(公堂問答)

 

신윤복의 '주사거배'

 

맹사성은 고향인 충청도 온양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길에 비를 만나 경기도 용인의 어떤 숙소에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방에 들어가니 경상도에서 올라온 부자집 선비가 패거리를 잔뜩 거느린 채, 쉬고 있었다.

 

그 당시 우의정이었던 맹사성은 방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고 한다.그 선비는 맹사성을 불러 장기를 두자고 했다. 이에 맹사성은 응했고, 장기를 두던 중 선비는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서로 공(公)자와 당(堂)자를 끝에 붙여가며 문답을 하는 것이었다.

 

 

 

맹사성 공당문답(公堂問答)

 

이에 맹사성이 먼저 물었다."무엇 하러 서울에 가는 공(公)?"

 

"녹사(錄事) 벼슬을 얻기 위해 올라간당(堂)?"

 

*녹사(錄事) - 관청이나 지체 높은 양반 댁에서 서사나 책사를 말한다.

 

 

"내가 그대를 위해 그 자리를 얻을줄공(公)?"

 

"우습구나. 당치도 않당(堂)."

 

이들의 공당(公堂)문답은 여기서 끝이 났고, 헤어져 각자 제갈길로 떠났다.

 

선비는 녹사 시험을 보러 들어갔는데 맹사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맹사성은 선비를 보고 "어떠한공(公)?"

 

선비는 엎드리며 말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당(堂)!"

 

 

 

이미지 출처 - SBS 드라마 '비밀의 문'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맹사성에게 물으니 전후사정 이야기를 해줬다. 함께 했던 재상들이 모두 크게 웃었고, 그 선비는 실제로 맹사성의 추천으로 녹사가 되었다고 한다.

 

맹사성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길가의 거렁뱅이 견공에게도 항상 배울것이 없을까? 생각하는 것이 공인의 길임을 명심하시게나" 그 선비는 훗날 지방의 유능한 관리가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 선비는 자신의 힘으로 시험에 합격했었다. 그리고 맹사성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 그 선비에게 능청스럽게 아는척을 했다.

 

선비의 인성을 알고 있는 맹사성은 그 선비를 괘씸히 여겨 시험에서 떨어뜨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맹사성은 공적인 일에 사적인 감정을 담아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고, 선비에게 교훈까지 주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시킬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이 가진 권력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맹사성은 진정한 정치인의 덕목을 갖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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