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다"라는 윤석열 대선후보의 발언에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3월 2일, 마지막 대선 토론에서 윤석열 후보의 여성관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했고, 3차 대선 토론에서는 "페미니즘으로 인해 남녀의 교제가 어려워지는 것이 저출산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했었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들며,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윤석열 후보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심상정 후보 역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일부라고 하시는 놀라운 말씀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페미니즘, 휴머니즘은 뭘까?
페미니즘(Feminism, 여성주의)은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고, 사회의 각 분야에서 여성의 권리와 주체성을 확장 및 강화해야 한다는 이론이자 운동을 말한다.
그동안 남성 중심이었던 사회에서 차별을 받아온 여성들이 사회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경제·사회 문화적 차별과 억압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선구자는 '여성의 권리 옹호'를 쓴 영국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다. 페미니즘 운동의 흐름은 1세대, 2세대, 3세대로 나뉘며 각각 양상이 다르다.
1세대 페미니즘(19세기~1950년대)은 여성의 참정권에 대한 운동을 했고, 그 결과 여성도 투표권을 행사하며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2세대 페미니즘(1960~1980년대)은 사회와 가정에서의 남녀평등과 성적 해방을 추구했다. 또, 여성의 성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3세대 페미니즘(1990년대 이후)은 계급, 인종, 성소수자에 대한 권리운동으로 확장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은 1980년대에 등장했으며, 그 형태는 다양하다.
1. 자유여성주의
- 자유주의
- 결혼·연애·성적 자유를 주장, 순결과 정조 거부
- 여성들도 이성적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법률·교육 개혁을 강조
- 사회와 국가가 강요해 온 모성애 관습 철폐
2. 사회여성주의
- 마르크스주의
- 가정, 순결으로부터의 해방
- 반봉건 계급투쟁을 중시(여성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계급이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 국가와 사회가 어머니의 역할 수행, 가사노동 분담을 통해 여성을 가정에서 해방시키자고 주장
- 남자와 여자가 평등한 관계여야 함을 강조
3. 기독교 여성주의
- 기독교 계몽 운동의 영향을 받음
- 축첩제도 비판
- 유교적 가부장제는 받아들임(정절, 모성애, 일부 일처제와 순결 강조)
휴머니즘(humanism, 인간주의)은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 또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본성을 실현하려는 입장을 말한다.
넓은 의미의 휴머니즘은 인간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리키기 때문에 사회·국가 조직, 학문·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존재했다. 국가나 제도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지배와 피지배, 객관적인 제도와 개인의 욕구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에 대한 억압에 저항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좁은 의미의 휴머니즘은 르네상스(14~16세기), 계몽주의(17~18세기), 뉴휴머니즘(18세기 후반), 제3인문주의(20세기 초반)와 같은 철학이나 문화 운동을 말한다.
현대의 휴머니즘은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소외에 집중한다고 한다. 모든 인류가 인종·국경·종교·사회체제를 떠나서 전쟁이나 과학의 폭력으로부터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페미니즘과 휴머니즘의 흐름은 계속 바뀌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페미니즘을 휴머니즘의 일종으로 보는 것",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가치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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