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다가오면 여기저기에서 전화 온다. 어떤 당을 지지합니까? 어떤 후보를 지지합니까? 등 여론조사를 시행한다.

 

과연 여론조사를 언제부터 시행했을까? 아마 시행된 지, 얼마 안 됐을 거라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조선시대 세종대왕 즉위 12년 차에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세종대왕이 여론조사를 한 이유는 뭘까?

 

 


 

답험손실법에 폐단을 고치기 위해

 

이미지 출처 - SBS 뿌리깊은 나무

 

조선시대에는 농업이 국가경제의 중심이었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세금 수입원인 농사 수확량에 관해서 백성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당시 조선은 고려의 잔재 '답험손실법(踏驗損失法)'을 시행하고 있었다.

 

답험손실법은 관리가 직접 논과 밭을 돌아다니며 확인 후, 세금을 부과했다. 그래서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뇌물을 주면 세금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즉, 주관적인 판단으로 공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세종대왕은 답험손실법의 폐단을 고쳐 '농지 1결당 10되로 일정하게 부과하는 공법'이라는 새로운 법을 시행하는 것에 관한 찬반을 물었다.

 

세종대왕 曰 : 백성들이 좋지 않다면 이를 행할 수 없다. 그러나 농작물의 잘되고 못된 것을 답서 고험(考驗)할 때에 각기 제 주장을 고집하여 공정성을 잃은 것이 자못 많았고, 또 간사한 아전들이 잔꾀를 써서 부유한 자를 편리하게 하고 빈한한 자를 괴롭히고 있어, 내 심히 우려하고 있노라. 각도의 보고가 모두 도착해 오거든 그 공법의 편의 여부와 답사해서 폐해를 구제하는 등의 일들을 백관(百官)으로 하여금 숙의(熟議)하여 아뢰도록 하라.

 

 


 

다섯 달이 걸린 여론조사

 

이미지 출처 - SBS 뿌리깊은 나무

 

우리가 접하고 있는 여론조사는 통신 기술과 통계학의 발달로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조선시대 세종대왕 시절에는 스마트폰이 없다. 때문에 조사는 다섯 달에 걸쳐 진행되었다.

 

조선왕조실록 기록에 의하면 응답자 - 17만 2천648명 / 찬성(57.1%) - 9만 8천657명 / 반대(42.9% - 7만 4천149명

토지가 비옥한 지역은 찬성표가 많이 나왔고, 토지가 척박한 지역은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

 

그래서 토지의 척박함을 감안해 10되를 7되로 낮췄지만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26년 끝에 완성

 

이미지 출처 - SBS 뿌리깊은 나무

 

전체적으로 찬성이 높았으나, 바로 시행하지 않았다.

 

세종대왕은 신하들과 더 깊은 연구를 했다.

 

많은 연구 끝에 세종대왕 즉위 19년 차에 압도적으로 찬성한 경상도, 전라도에 시범적으로 먼저 시행했다. 그리고 23년 차에는 충청도까지 확대 시행했다.

 

26년 차에 가서야 법이 완성돼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다.

 

기존의 '답험손실법'과 새로운 공법을 혼용해 토지의 비옥도에 따라 6등급으로 나누고, 해마다 풍년과 흉년을 기준으로 9등급으로 나누었다.

 

1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끊임없이 연구하고, 수정과 보완을 한 결과 농지세법은 조선시대 말기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었다.

세종대왕은 찬성표가 높다고, 즉각 시행하지 않았다. 반대표가 왜 나왔는지 고민하고 연구했다.

 

법의 시행으로 인한 희생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생각이 되며, 그렇게 했기 때문에 좋은 제도가 나왔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은

 

 

선거기간에는 지역을 위해 뭔가 하겠다고 온갖 공략을 가지고 나온다.

 

미치도록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TV에서는 TV를 부수고 나올 정도의 토론, 온 동네를 다니며 호소를 한다.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 '신도시 및 택지 조성과 도시재생', '기본소득' 등

 

그 많은 공약과 약속, 과연 그들은 기억할까?

 

그들은 단 한 번이라도 지역의 특성에 대해 생각해봤을까?

 

그들은 단 한 번이라도 주민의 요구를 들어보고, 반영했을까?

 

정교하게 설계하고, 개발하고, 연구해서 공약을 발표했을까?

 

누구는 벼락치기로 임했다던데 정말 어이없다.

 

세종대왕 시절보다 더 좋은 환경이지만 정책개발에 있어서 훨씬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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