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SBS 육룡이 나르샤

 

'맹자'의 양혜왕 상(孟子 梁惠王 上)에 나오는 구절에 이런 말이 있다.

 

 

"무이이야(無以異也)"

 

<맹자> '양혜왕 상'의 제4장

 

梁惠王曰(양혜왕왈) 寡人(과인)이 願安承敎(원안승교) 하노이다.

양혜왕(위나라 제3대 왕)이 맹자에게 말했다. "과인은 편히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孟自對曰(맹자대왈) 殺人以挺與刃(살인이정여인)이 有以異乎(유이이호)잇가

맹자가 말했다. "사람을 몽둥이로 죽이는 것과 칼로 죽이는 것이 다른 점이 있습니까?"

 

曰無以異也(왈무이이야)니이다

왕이 대답했다. "다른 점이 없습니다"

 

以刃與政(이인여정)이 有以異乎(유이이호)잇가

맹자가 말했다.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이 다른 점이 있습니까?"

 

曰無以異也(왈무이이야)니이다

왕이 대답했다. "다른 점이 없습니다"

 

 

이 구절을 보고, 개사한 노래가 있다. 바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무이이야'다.

 

김영현, 박상연, Warak이 함께 작사한 이 곡은 육룡이 나르샤에서 고려 말의 모습을 잘 나타냈다.

 

근데 어쩐지 고려 말이나, 지금이나 무이이야(無以異也)이다.

 

 


 

육룡이 나르샤 - 무이이야

 

 

칼춤에 꽃놀이 도화전에 노랫가락 시리게 흥겨운데

오백 년 공들여 애써 온 대업 모두 허사로다!

 

아비는 칼 맞아 쓰러지고, 자식들은 세금에 찢겨 죽고

잿가루 날리는 만월대에 통곡 소리 구슬퍼라!

 

무이이야 무이이야 세상에 묻노니

생사를 가름에 정치와 칼이 다를 게 무어냐?

 

천중의 이름 없는 새야! 왜 그리도 구슬프게 우느냐?

어차피 들꽃이 진 자리는 찾을 수 없지 않느냐

 

무이이야 무이이야 세상에 묻노니

생사를 가름에 정치와 칼이 다를 게 무어냐

 

천중의 이름 없는 새야 왜 그리도 구슬프게 우느냐

어차피 들꽃이 진자리는 찾을 수 없지 않느냐

 

찾을 수 없지 않느냐

 

 


 

무이이야, 다른 점이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SBS 육룡이 나르샤

"칼춤에 꽃놀이 도화전에 노랫가락 시리게 흥겨운데"

 

고려 후기에 이인임, 임견미가 '칼춤' 무력으로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염흠방과 같이 권력을 휘두르며 관직과 옥을 팔았고, 전국에 걸쳐 토지와 노비를 축적하는 등 탐학을 일삼았다.

 

재물이 넘치고, 권력에 미치자 노랫가락과 꽃놀이 술 등으로 인해 흥겹다.

 

 

"오백 년 공들여 애써 온 대업 모두 허사로다!"

 

'태조왕건'이 처음으로 완전한 통일을 이루고, 오백 년 공들여 온 대업 저런 인간들에 때문에 모두 헛된 일이 되어버렸다.

 

 

 

이미지 출처 - SBS 육룡이 나르샤

"아비는 칼 맞아 쓰러지고, 자식들은 세금에 찢겨 죽고"

 

황무지를 개간하다가 칼 맞아 죽은 아버지, 미친 세금에 꿈 한번 펼치지 못한 채 죽어가는 아들.

 

 

"잿가루 날리는 만월대에 통곡 소리 구슬퍼라!"

 

고려 오백 년 사직의 터, 만월대에 썩어 빠진 나라 잿가루 날리고 백성들의 통곡 소리만 들리는데, 그 소리는 처량하고 슬프다.

 

 

 

이미지 출처 - SBS 육룡이 나르샤

"무이이야! 무이이야! 세상에 묻노니 생사를 가름에 정치와 칼이 다를 게 무어냐?"

 

다른 점이 없다. 이거나 저거나 같다. 칼이 사람의 생사를 가르듯이 정치 또한 칼과 같이 생사를 가른다.

 

 

"천중의 이름 없는 새야 왜 그리도 구슬프게 우느냐 어차피 들꽃이 진 자리는 찾을 수 없지 않느냐"

 

관직도 없고, 힘없는 백성들아 왜 그렇게 애쓰냐, 어차피 죽으면 흔적조차 남지 않는 것이 백성들이다.

 

 

고려 말이나, 지금이나 무이이야(無以異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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