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에서 관세사란 전문직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관세사는 우리나라 8대전문직의 하나로써 1년에 시험이 한 번뿐인데다 90명만 뽑기 때문에 시험을 통과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수출입 물품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이다 보니 공부해야 하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수험생들은 준비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험이다.

 

그런데 관세사 2차 시험 문제가 특정학원의 모의고사 문제와 동일하게 출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씀은 국가고시에서도 지켜지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이 시험을 준비하는데, 최소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20대, 30대이며 인생을 걸고 준비하는 시험이다. 

 

이렇게 과정은 더럽고, 결과가 피눈물이라면 차라리 기회는 평등하지 않은 것이 낫다.

 

이 내용은 2019년, 2020년 관세사 2차 시험을 실제로 치른 수험생들과 이야기한 후, 작성된 글이다.

 

 


 

관세사 학원 시험문제 그대로 출제

 

 

2019년 관세사 2차 시험 출제위원인 건국대학교 글로벌 캠퍼스의 교수는 관세 전문학원의 대표로부터 시험문제를 받아 일부 문구만 수정하여 관세평가 과목 1번, 2번, 3번, 4번 문제에 그대로 출제했다.

 

같은 해 출제위원인 중원대학교 교수 또한 학원 대표에게 시험 문제를 받아 관세율표 및 상품학 과목 중 1문제에 일부 문구만 수정하여 출제했다.

 

이 세사람은 각각 대학원 선배, 대학원 제자 관계라고 한다.

 

교수들은 문제가 좋아서 가져다 쓴 것일 뿐 유착관계는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가고시 출제위원은 한국산업인력공단법상 강의나 시험 등에 나왔던 문제를 출제할 수 없고, 학원 모의고사 문제 등과 동일한 문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관세사 시험은 어떻게 출제될까?

 

 

관세사 시험의 소관부처는 관세청 통관기획과이며, 시험의 원서접수 및 합격자 발표 등 일부 업무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 위탁되어있다.

 

시험출제위원은 대부분 관세청에서 관련학회와 협회 등과 논의해 출제위원 인력풀을 구성하면 이를 바탕으로 산업인력공단과 최종 논의하여 선정한다.

 

출제위원은 크게 사전출제위원과 선정출제위원으로 구성되며, 사전출제위원이 실제 시험보다 많은 수의 문제를 넉넉히 출제하면 선정출제위원들이 합숙을 하면서 문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과정은 더럽고, 결과는 피눈물

 

 

위의 사실들은 보면 학원 모의고사 문제는 절대 실제 문제로 출제될 수 없으며, 만약 출제가 되었다면 반드시 비리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출제과정에 국가 기관 또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정황으로 볼 때 국가기관, 산업인력공단, 학원, 교수 등이 모두 합심하여한 일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천명이 넘는 수험생들과 그 가족들의 인생을, 진심을, 노력을, 절박함을 모두 웃으며 짓밟은 것이다.

 

기회는 평등한 척, 누구나 노력하면 될 수 있는 것처럼 가지고 논 것이다.

 

 


 

이 사건 이후 2020년 문제는 어땠을까?

 

 

2020년 관세사 2차 시험이 9월 12일 코로나 위험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었다.

 

이 시험은 사실 처음부터 불공평한 시험이다.

 

왜 시험은 항상 복잡한 서울에서 쳐야 할까? 그것도 코로나로 매우 위험한 상황임에도 말이다. (시험당일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지방에 사는 수험생들은 서울에서 시험을 치기위해 하루 전에 상경해서 자거나 당일 새벽에 기차 등을 타고 시험장소까지 가야 한다. 혹은 서울에 자취를 하며, 힘들게 시험준비를 해야한다.

 

올해 산업인력공단은 시험 하루 전날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에 시험 당일 코로나로 인해 점심시간에도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통보를 하였다.

 

수험생들은 도시락을 무조건 싸가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외의 지역에서 오는 수험생들에게 도시락까지 싸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다.

 

아침에 점심을 사서 가는것도 힘들다. 또한, 시험 전날 저녁 6시 이후에 통보하듯 문자를 보내는 건 수험생들이 반발하더라도 들어주지 않겠다는 의도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 시험 당일에 점심시간 출입을 허용했다고 한다. 그럴 거면 왜 수험생들 마음 불안하게 그런 문자를 보내는 걸까? 무리해서까지 점심을 싸서 간 수험생들은 뭐가 되는 걸까?

 

수험생 편의는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본인들 입장만 생각해서 보여주기 식으로 일하는 건 아닐까? 오랜시간 준비한 것이 단 하루만에 결정이 나는 시험이다.  그 하루에 수험생들의 인생이 달라진다. 최대한 수험생이 시험을 후회없이 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문제는 어땠을까? 전 해에 시험이 유출 논란이 있었던 만큼 문제는 변화가 있었을까?

 

서술형 시험이 서술형이 아니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지엽적인 문제를 단순 암기 형식으로 출제하여 그 과목들에 대한 이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시험이었다. 쉬운 난이도는 너무 쉽고, 어려운 난의도는 너무 어려워서 변별력이 없었다. 

 

그리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도 암기 형식으로 출제가 되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듯이...

 

아무리 전체적으로 많은 공부한 사람이라도 그 많은 분량을 중요하지도 않은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암기하고 있을 순 없다. 그 문제들의 답을 서술형으로 모두 쓴 사람이 있다면 그분은 컴퓨터다.

 

올해 관세사 2차 시험은 학원 모의고사와 같은 문제였다는 논란은 현재까지 없다. 

 

 


 

이 내용은 2019년, 2020년 관세사 2차 시험을 실제로 치른 수험생들과 이야기한 후, 작성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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