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황상동 고분군 '폐기물 불법 투기로 두번 버림받는 사적'

구미 황상동 고분군은 사적 제470호다. 사적은 문화재 가운데 역사상, 학술상 가치가 큰 유적지로 국가가 법적으로 특별히 지정한 것이다.

구미 황상동 고분군은 해발고도 120m인 야산의 8부 능선상에서 능선 아래쪽까지 지름 5~7m 규모의 이름 모를 소형 고분 약 30여 기가 분포되어 있다. 국도변에 지름 약 30m, 높이 약 5m의 대형 고분도 있다.

소형분들은 오래전, 도굴당한 흔적이 있으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고 한다. 대형분은 도굴에 의한 피해를 입었고, 국도와 접한 경사면에 자리 잡고 있어 심하게 파괴된 상태라고 한다.

고분 주위에서 토기편(토기의 조각) 등의 유물이 발견되지 않아 자세한 축조시기를 알 수 없다고 한다. 다만 5~6세기의 삼국시대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사적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06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계속 방치된 상태나 다름없다.

구미시 황상동 고분군 입구에 가보면 놀랍다. 정말 사적이 맞는지 눈을 의심하게 된다.

진입로에서 양옆을 보면 작물을 키우는 텃밭이 자리 잡고 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불법 건축물과 경운기, 4륜 오토바이 등 일반 사적에서 볼 수 없는 황당한 모습들이 많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고분군이 위치한 땅이 대부분 사유지라 관리가 제대로 안되었다고 한다. 2020년부터는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제대로 진행이 안되는지 아직도 그대로다.

구미시는 국비 31억 원과 지방비 14억 원 등, 총 45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고분군 일대 사유지를 모두 매입해 무단 경작지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구미시 황상동 고분군 주변 산속에 폐의약품통 등 온갖 폐기물 불법 투기로 또다시 버림받고 있다.

폐의약품통 수천 개, 환자 보호장구, 폐자전거, 폐플라스틱 등 몇 년 동안 누군가 불법으로 투기한 것으로 보이며 주민들은 철저한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

불법으로 투기된 폐기물 90% 이상이 가연성폐기물이라 산불이 발생한다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사적이라고는 도저히 상상이 안될 길을 지나면 고분들이 보인다. 깃발을 꽂아 번호를 적어둔 곳이 있다. 그런데 어떤 고분들은 모양이 잡혀있는데, 어떤 곳에는 깃발만 덩그러니 꽂혀 있는 곳도 있었다. 아마 훼손이 된 곳인 것 같다.

무너진 고분, 나무로 뒤덮인 고분, 참.. 그렇다.

신라시대 지역 지배층들의 무덤이라고 추정하며, 중요한 역사 자료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 분묘가 누구의 것인지 조차 모른다. 고분 주위에 일반인들 무덤도 있었다.

구미시 국가산업단지는 한국 근대화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국가산업단지를 기반으로 구미시의 평범한 농촌 지역에서 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한때는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전자공업의 고도화를 토대로 국가의 수출 경제발전을 주도했다. 그로 인해 국토 균형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맡았고, 대한민국 산업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문화나 관광, 문화재 관리는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상동 마애여래입상만 봐도 그렇다. 공장에 둘러 쌓여 있다.

구미시가 관리 부실로 인해 신라시대 유물들이 훼손된 채 그대로 방치돼 있던 황상동 고분군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대로 가면 과연 그들의 생각대로 관광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하나씩 할 수 있는 일을 천천히 해결해 나가라.. 구미시는 바뀌어야 할 것이 너무나도 태산같이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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