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네이버 유명 커뮤니티에 한 회원이 '요즘 초등학생들 최고의 욕이 이거라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내용은 딸이 누구랑 통화하다가 "걔네 엄마 대깨문이지?" 이러면서 깔깔대길래.. 뭐지 했는데, 물어보니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의 최고의 욕이 "너희 엄마 대깨문이지?"랍니다ㄷㄷㄷ'
'왜 그게 욕이냐고 딸에게 물어보니까.. "못 배우고 무식하단 뜻이야" 그러네요. 100% 실화입니다'
신기하게도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어찌 됐든 엄마 욕이 최고다. 전에도 지금도..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다르지만.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 그냥 대가리 깨져도 우파, 꼰대, 골수 꼰대들의 지랄이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길가다가 초등학생들이 실제로 "네 엄마 대깨문이냐?", "너 대깨문이냐?"라는 말을 하는 거 보고는.. 믿기 시작했다.
대깨문이 뭔지 사실 정확히 알고 있었다. 웬만한 사람들보다 더 정확했다.
'대깨문'은 뭘까?
대깨문은 '대가리 깨져도 문재인'의 약자라고 한다.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를 일컫는 신조어이다. 원래 19대 대선 중,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문재인 후보를 무조건적으로 지지를 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19대 대선 유세 중,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머리를 다쳤는데, "나는 '대깨문'을 몸소 실천한 사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쓰럽다..
초등학생들이 '못 배우고, 무식하단 뜻'이라고 하는데, 정말 정확하다. 한 국가를 이끌어 가야 할 사람을 맹목적, 무조건 지지라는 것은 정말 못 배우고, 무식한 짓이다.
이런 대깨문들이 지지만 했던 것이 아니다. 친문 댓글부대로 자처해 활동을 하며,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등도 일어났다고 한다. 실제로 커뮤니티나 개인 블로그 등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올라왔다 하면 갑자기 '싫어요'가 늘어나며 욕으로 도배되는 일이 많았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을 욕하면 아무리 더불어민주당이라도 적이 되는 것이고, 옹호하면 띄워준다.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사태나 LH 사태, 옵티머스 사태 등이 발생해도 맹목적인 지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자기들끼리 선거 홍보에 긍정적인 뜻으로 사용했다가 결국 자기들끼리 부정적인 의미로 탈바꿈하는데 1등 공신이 되어버렸다.
동양대 교수를 역임했고, 진보 성향의 정치평론가 진중권도 혀를 내둘렀다. 2021년 대한민국 재보궐선거에서의 더불어민주당의 패배를 보고, "대깨문의 저주가 시작됐다"라고 지적했다.
진중권은 김어준의 방송을 듣고, '종교집단 수준으로 세뇌되어, 논리적이나 합리적 사유 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권력의 홍위병으로 동원됐다'라고 언급했다.
홍위병(홍위군 紅衛軍) - 중화인민공화국의 문화 대혁명 당시 조직된 극좌 대중운동의 구성원들을 일컬음.
대한민국 국민들은 너무 극단적이다.
박정희를 비판하면 "전교조한테 배웠니?", "너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데", "박정희 아니었으면 니들은 굶어 죽었다", "박정희 때문에 이 정도 산다", "고속도로 타지마라", "빨갱이냐?" 화를 내며 난리 난다.
김대중을 비판하면 "극우 새끼", "독재가 좋냐?", "친일파냐?", "독재정권이 좋냐?", "전쟁 나서 뒤지고 싶냐?", "통일하기 싫어?"라는 말들이 쏟아진다.
문제는 박정희와 김대중이 뭘 잘했는지, 뭐가 부족했는지 모르는 인간들이 내뱉는 말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이경규 씨가 말한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편이면 무조건 착한 사람이다. 내편이 아니면 무조건 나쁜 사람이다. 망국의 지름길이다.
이재명 캠프 '이경' 부대변인 / 더불어민주당 前 상근부대변인은 YTN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재명)캠프에 있기 때문에 난감한 점이 없지 않아 있는데요. 어찌 됐든 간에 이낙연 후보나 이재명 후보나 두 분 다 민주당의 후보이기 때문에 어느 분이 이겨도 저는 뭐.. 좋다"
뭐 하자는 건가? 정치가 장난인가? '더불어민주당'이니 누구든 좋다? '더불어민주당' 이면 된다?
정치에 네 편 내 편이 어딨나? 잘하면 잘한다 해주고, 못하면 비판하는 것이 당연하다.
'대깨문'은 시작이다.
대깨문은 정치에서 사라져야 할 존재이다. 국가를 무너뜨리는 원흉들이다.
문제는 '대깨문'을 시작으로 많은 '대깨'가 탄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자가 윤석열 의혹에 대하여 물었는데, 지지자는 "그만하라!", "아아~아이아~~!!", "조용히 해!!", "총장님 답변마십시오! 좌파입니다!", "대통령!! 대통령!!"
참 안타깝다. 대깨윤이 탄생할까 봐.. 기자는 기자의 본분을 다한 것이다. 이것마저 막는다면 독재로 가자는 이야기인가? 제발 정신 차려라. 이 인간들은 앞으로 '대깨문', '기레기'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깨문이랑 기레기랑 똑같은 인간들이다.
대선에 나가는 후보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자신들을 무조건,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참모나, 주변 사람들은 빨리 걷어내야 한다. 그들은 지지가 아니라, 후보자들의 눈과 귀를 막는 쓰레기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정치인에게 붙어서 이익을 누리고 필요 없어지면 다른 정치인에게 갈아타는 기생충이다.
후보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이익이 아닌 국익을 생각하는 참모들과 사람들로 꽉 채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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