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호(辛春浩)는 대한민국의 기업인이며, 농심그룹을 창립한 장본인이다. 그는 농심그룹의 초대 회장으로 흔히 '라면왕'이라 불릴 정도로 대한민국의 라면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다.
신춘호 회장은 1930년 12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신진수, 어머니 김필순의 5남 5녀 중 셋째 아들이다.
신춘호 회장은 1962년 일본 롯데 이사를 지내며 형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도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신춘호 회장은 라면 사업을 하겠다며, 1965년 '롯데공업'을 만들었다.
그는 일본의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라면이라는 간편한 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하지만 라면사업을 하겠다는 신춘호 회장을 형인 신격호 회장이 크게 반대했고, 그러면서 둘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고 한다. 사명 역시 신격호가 "감히 롯데라는 사명을 쓰냐"며 쓰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때문에 롯데공업에서 '농부의 마음'이라는 뜻인 '농심'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신춘호 회장은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이어야 먹는 문제 해결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辛춘호 회장, 辛라면
신춘호 회장은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하고, 제품의 이름은 특성이 잘 드러나야 하며, 무엇보다 한국적인 맛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설립 때부터 연구개발 부서를 따로 둘 정도로 집요했다.
그 당시 이미 일본의 라면 기술은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 기술을 도입했다면 개발은 더 빠르고 쉬웠을 것이다. 신춘호 회장은 지름길이 아닌 한국만의 맛을 위해 힘들고 어려운 길을 택했다.
안성공장 설립 때에도 국물 맛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선진국의 관련 제조설비를 검토하되, 한국적인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턴키방식'의 일괄 도입을 반대했다.
'턴키방식'은 공장을 가동하는 키를 돌리면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로 인도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받아서 공장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다.
신춘호 회장은 '브랜드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기그릇으로 유명한 지역명인 '안성', 제사상에 오르는 '탕'을 합성한 '안성탕면'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조합한 '짜파게티'
어린 딸의 발음에서 영감을 얻어 '새우깡' 등 농심의 역대 히트작품에는 신춘호 회장의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작은 역시 '신라면'이다.
신라면을 출시했을 때에는 파격적인 네이밍이었다고 한다. 한자를 상품명으로 쓴 전례도 없었고, 당시 네이밍은 대부분 회사명이 중심이었다.
신춘호 회장은 발음이 편하고, 소비자가 쉽게 주목할 수 있으면서 제품 속성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네이밍이 중요하다며 임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매울 辛,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매운 라면
신라면은 1991년부터 국내 시장을 석권, 국민라면으로 등극했다.
신춘호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국의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한국인의 맛, 특유의 얼큰한 맛은 글로벌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고, 실제로 신라면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 라면보다 대부분 3~4배 비싸다고 한다.
신춘호 회장은 2018년 중국의 인민일보가 신라면을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 명품'으로 선정했을 때, 미국 뉴욕타임스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 1위에 선정했을 때, 그 누구보다도 환하게 웃었다고 한다.
신춘호 회장은 스스로를 '라면 쟁이', '스낵 쟁이'라 부르며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을 라면과 스낵으로 탄생시켰다.
그의 라면은 대한민국 국민들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농심은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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