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부암(雲浮庵)'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銀海寺)에 딸린 산내 암자 중 하나다.
영천 은해사 운부암은 창건했을 때, 상서로운 구름이 떠서 '운부암(雲浮庵)'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확실하지 않지만 의상대사가 신라의 중악인 팔공산에 화엄사상의 터전을 마련하고자 왔을 때, 산을 살피다가 "여기가 명당이다"하고 지팡이를 꽂은 곳에 느티나무가 자란 곳이 운부암(雲浮庵)이라는 말이 있다.
현재 그 느티나무는 속이 텅 비어 있다. 불에 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놀랍게도 살아있다. 운부사를 창건할 때, 나무를 심었다면 1310년이 넘은 것이다.
창건 시기도 성덕왕 10년(711년)에 의상(義湘)이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헌덕왕 1년(809년) 혜철(惠哲)이 창건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711년은 의상대사가 이미 죽은 뒤라서 정확한 창건 시기는 모른다고 한다.
운부암은 고려시대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중건되었다. 그리고 조선 철종 11년(1860년)에 다시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한다. 이때 응허(應虛)와 침운(枕雲)이 중건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운부암으로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답다. 길가에 쌓아 올른 돌탑들, 푸르게 뻗은 나무들이 마음까지 힐링해준다. 거기에다가 계곡의 물은 얼마나 맑은지 소리만 들어도 시원하다.
운부암이 보이기 시작하면 작은 연못이 보이는데, 바위 의자가 놓여 있다. 여기에 앉아서 연못을 보며 잠시 휴식을 가지면 좋다.
운부암에 드러 서면 은해사 주지를 지낸 법타스님이 쓴 운부선원 비석이 있다.
天下明堂 祖師道場(천하명당 조사도량) 北摩珂(북마하) 南雲浮(남운부) 雲浮禪院(운부선원)
북쪽은 금강산 마하연이 최고 수행처이고, 남쪽은 운부선원이 최고라는 뜻이다. 당대 최고의 선지식(善知識)들이 거쳐 갔기 때문에 선사들 사이에서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좋은 기(氣)를 지녔다고 호평받는다.
운부암에는 경허, 해월, 만공스님으로부터 용성, 운봉, 동산, 경봉, 한암, 향곡, 한암, 청담, 성철스님 등 당대 선지식이 이곳에서 수행 정진했다고 한다.
영천 은해사 운부암 원통전에는 '금동보살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 불상은 통일신라 시대 헌덕왕 1년(809년) 혜철 국사가 인도에서 해금강으로 들어오는 배에서 모셔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불상의 양식은 조선 초기 보살상이라고 한다.
높이 1m가량의 아담한 보살좌상으로 화문과 불꽃무늬, 극락조(極樂鳥) 등으로 장식된 화려한 관(冠)이 특징이라고 한다. 불신에 비해 불두가 크고, 화려한 보관, 영락 등에 나타나는 화려한 장식성은 고려 말에 유행했던 라마 양식의 영향을 이은 조선시대 작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금동보살좌상의 얼굴은 갸름한 형태이고, 눈꼬리가 약간 올라가 있다. 온몸을 휘감은 영락 장식이 극도의 장식, 장엄을 보여준다. 신체 표현은 굴곡이 없는 편, 형식적으로 처리된 듯하다고 한다. 불두가 다소 큰 편이지만 불신 상, 하체의 균형이 좋아 안정감이 있다고 한다.
영천 은해사 운부암 금동보살좌상은 1969년 7월 30일 보물 제514호로 지정되었다.
천년 역사와 수행담을 품은 명찰, 영천 은해사 '운부암(雲浮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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