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흥사(經興寺)는 경상북도 경산시 남천면 동학산(動鶴山)에 있는 사찰이다. 동학산은 학(鶴)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신기하게도 경흥사는 학의 부리에 해당하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경흥사는 임진왜란 당시 최초의 승병 훈련장소로 유명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사명대사 유정(四溟大師 惟政)이 머무른 사찰이기도 하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불에 탔다고 전해진다.
경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이다. 신라의 태종무열왕 6년(659년)에 혜공(慧空)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후에는 조선초까지의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고, 그 뒤 계룡산 갑사(甲寺)에 있던 연규(蓮圭)가 불상을 조성하여 중창하였다.
광무 1년(1897년) 김사숙(金士淑)이 중건하였다고 한다.
현재 경흥사에 남아 있는 고승의 부도들과 동학산 언저리에 있는 옛 절터에서 초석과 석축 등이 별견이 되는데, 이것을 볼 때 사찰의 규모가 상당히 컸을 거라고 한다.
경흥사는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격퇴하기 위한 승병들의 훈련공간이었다. 사적비의 내용에 의하면 서산대사, 영규대사, 사명대사가 이곳에 머무르면서 의승군(義僧軍) 700~800명을 이곳에서 최초로 훈련시켰다고 한다.
그 훈련받은 의승군들은 임진왜란에 참가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경흥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훈련시켰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았다. 거기에다가 6·25 전쟁 전후의 사회적 혼란기에 문화재 도난, 도굴 등으로 인해 사찰은 점차 피폐해졌다.
1990년 대웅전 불상의 복장(腹藏에서 사적기(寺跡記)가 발견되었는데, 여기에 의하면 4~5개의 부속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기 전만 하더라도 현재 가람(伽藍)의 동쪽을 중심으로 수십 명의 학승들이 상주하던 큰 가람이 배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복장(腹藏) - 불상의 뱃속에 넣어 둔 물건.
*사적기(寺跡記) - 절의 역사에 대한 기록.
*가람(伽藍) - 승려가 모여서 불도를 수행하는 청정한 장소를 의미, 사원의 건물을 총칭해서 가람이라고 함.
1990년 재윤(在閏)이 대웅전을 해체 복원했고, 요사 1동을 보수했으며 대웅전을 새로 지었다. 1996년에는 대웅전과 명부전, 요사 등 건물 5동을 단청했다. 대웅전에 봉안된 목조 삼존불상을 개금 하여 오늘의 모습을 하고 있다.
경흥사의 명부전은 옛 대웅전이었다. 조선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경흥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이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맞배지붕이다. 명부전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뒷벽 불화 뒤에 일본 국장(國章)을 그려 넣어 일왕과 일본국을 경배하도록 하는 몹쓸 짓을 당했다. 광복 후에야 그것이 제거되었다고 한다.
*단청(丹靑) - 목조건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를 그려 아름답고 장엄하게 장식한 것.
*맞배지붕 - 지붕의 완각이 잘린 가장 간단한 지붕 형식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木造釋迦如來三尊坐像)은 인조 22년(1644년)에 영규(靈奎) 스님이 중국 흑룡강에서 은행나무를 구하여 조성하였다고 전해진다. 크기는 주존불의 높이 158cm, 좌우 협시보살의 높이 126cm.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은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2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에서 보물 제1750호로 승격되었다.
경흥사에는 부도가 많았다. 경내 동쪽의 구릉지를 지금도 '부딧골'이라 부른다. 이곳에는 한때 경흥사에서 수행한 옛 스님들의 부도 36기가 보존되어 있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부딧골 일대를 모두 들추어 황폐지로 만들었다. 부도들은 200~300m 아래의 계곡으로 밀려나게 된다. 광복 이후 신도들이 그중 일부를 수습해 부도 6기와 깨진 비석 1기를 봉안해 모셨다.
*부도(浮屠) -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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