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가 전하는 수로왕의 탄생 설화는 '박혁거세', '주몽'과 같이 알의 형상이긴 하지만 개수가 틀렸다. 무려 여섯 개의 알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 처음 나타난 사람이 '김수로왕'이었다.
또한 삼국시대에 김수로왕의 왕비가 무려 9살 연상녀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제 시작하겠다.
지금 현재로서는 가야의 존재를 알려주는 유일한 기록은 <삼국유사>라고 한다. 하지만 이 기록도 겨우 한두 줄, '기이' 편의 '다섯 가야', '가락국기', '탑상' 편의 금관성 바사석탑', '어산불영'.
'다섯 가야', '어산불영' 조는 아주 간단한 기록이라고 한다.
'가락국기'와 '금관성 바사석탑' 조는 사라진 가야사(史)를 복원하는 데 절대적인 기록이라고 한다.
수로는 A.D. 42년 3월에 알에서 탄생했다. "하늘이 열린 다음 이 땅에는 아직 나라의 이름이 있지 않았고, 임금과 신하의 호칭 또한 없었다. 다만 9간이 있었는데, 그들이 추장으로서 백성을 통솔했다. 모두 1백 호에 7만 5천 명이었다"
그들이 사는 북쪽 구지(龜旨)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200~300명의 무리가 그곳에 모여들었고, 여기서 그 유명한 구지가(龜旨歌)라는 노래가 나온다.
"하늘에서 내게 명하기를, '이곳에 내려가 나라를 새롭게 하고 임금이 되라'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곳에 내려왔다. 너희들은 모름지기 봉우리 위의 흙을 파면서, '거북아 거북아 / 머리를 내밀어라 / 내밀지 않으면 / 구워서 먹을 테다'라고 노래 부르며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을 맞아 기뻐 뛰게 될 것이다" <가락국기>
얼마 뒤에 공중을 쳐다보았더니, 붉은 줄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땅에 드리워졌다고 한다.
그 줄의 끝에는 붉은 보자기로 싼 금합이 나타났는데, 열어보니 해 같이 둥근 황금알 여섯 개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튿날 아침, 금합을 열자 여섯 개의 알들이 사내아이로 변화했다.
그 아이들의 모습은 매우 헌칠했고, 처음 나타난 아기를 '수로(首露)'라고 지었다고 한다.
수로왕은 열닷새가 지나자 키가 9척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가 만든 나라를 '가야국'이라 불렀다. 나머지 다섯 알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각각 다섯 가야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이때가 A.D. 44년이었다.
김수로왕이 왕위에 오른 지 4년 뒤, 자신의 베필이 먼 길을 지나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신하들이 결혼을 권유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냈다.
A.D. 48월 7월 바다 서남쪽으로부터 붉은 돛을 달고 붉은 깃발을 휘날리는 배가 북쪽을 향해 왔다고 한다. 배에서 내린 여인이 육지에 올라 높은 언덕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비단 바지를 벗어 산신령께 예물로 드렸다.
김수로왕은 그녀에게 갔다. 그녀는 자신이 아유타국에서 온 공주라고 말했다. 아유타국은 대체로 인도의 한 지방에 실재한 나라로 보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꿈을 꾸었는데, '가락국의 임금인 수로는 하늘에서 내려 왕위에 오르게 한 자이니 그야말로 신성한 사람이요, 게다가 새로 임금이 되어 아직 배필을 정하지 않았으니, 모름지기 공주를 보내 그의 배필을 삼으라'는 하늘님의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김수로왕은 9살 연상녀와 결혼 후, 활약이 더 빛났다.
추장인 9간의 이름을 고치고, 신라의 직제를 따라 각간, 아간, 급간 등의 계급을 두고, 그 아래 관리들에게는 주(周) 나라나 한(漢) 나라의 관제를 따다가 나눠 정했다고 한다.
'가락국기'에서는 '나라를 다스리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며 백성 사랑하기를 자식같이 해서, 그 교화가 엄하지 않으면서도 저절로 위엄이 있고, 정치가 엄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스려지게 되었다'라고 쓰여 있다.
김수로왕과 왕비는 금실(琴瑟)이 무척 좋아 '마치 하늘에 땅이 있고 해에 달이 있으며 양에 음이 있는 것과 같았다'라고 말한다.
김수로왕의 왕비는 A.D. 189년 3월 1일에 1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구지붕 동북쪽 언덕에 장사를 지냈고, 왕은 늘 베개 위에서 홀아비의 슬픔을 노래하며 오랫동안 탄식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A.D. 199년 3월 23일, 김수로왕은 15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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