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북한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았었다?? 게다가 1948년 일방적 단전까지??

1948년 5월 14일 밤. 대한민국의 서울과 경기지역은 암흑천지로 빠져들었었다. 북한이 대한민국으로 가는 송전선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이 대한민국으로 가는 송전선을 끊었다?? 무슨 소린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북한이 대한민국에 전기를 공급해줬다.

상상이 가지 않겠지만 그 당시 발전설비 대부분이 북한에 치우쳐 있었다. 대한민국이 보유한 발전설비는 고작 20만kw 정도에 불과했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전력수요의 60~66%를 북한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나마 있던 발전설비의 20%가 6.25 전쟁으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최악의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그 당시 북한은 방대한 수력 자원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많은 전기를 생산했었다. 압록강의 수풍 수력과 지류의 장진강 수력, 부전강 수력 등을 합쳐 170만kw 규모였다.

현재 원전으로 따지자면 한 개 반 정도가 생산하는 전력량이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한 양이었다고 한다.

북한에 비해 대한민국은 영월 화력과 당인리 화력, 한강의 청평 수력 등을 더해 24만kw 규모였다.

서울과 경기 지역은 송배전 시스템상 북한에 가까운 북쪽 전기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한다. 남한 전기의 70%를 책임지고 있던 북한이 일방적으로 송전선을 차단해 남한 사회가 혼란에 빠졌었다.

북한은 해방 이후 2년여 동안 남한에 전기를 공급한 대가를 요구했다.

대한민국은 현금 지급이 어려웠고, 주석과 전화기, 전구, 쌀, 고무신, 휘발유 등 현물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1948년 1차 지급분을 북한에 전달했으나, 물건의 품질이 나쁘고 제때에 공급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내면에는 정치적인 불만이 깔려 있었다.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총선을 치르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북한과 선을 긋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에 전쟁준비를 위해 서서히 남한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냈던 것이라고 한다.

1948년 북한의 일방적 단전, 대한민국 사상 초유 '블랙아웃'에 대한 기록은 전력거래소의 문서 창고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당시 조선전업주식회사에 근무하던 '신기조 과장'이 직접 작성한 내용이다.

1948년 5월 14일 낮 12시 북한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단전 통보를 전해 듣고 "이북서 각 송전선 차단함", "원활한 해결이 있기 전까지는 송전 불능"이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전기 생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영월화력에 대해 긴급복구공사를 시행하고 영월탄전의 채탄량을 증대시키는 조치를 했었다고 한다. 또한 당인리 화력과 부산화력의 발전량 증가를 위해 일본산 유연탄의 수입을 허용했다.

그리고 목포 중유발전소와 섬진강 수력공사 계획이 추진되었다.

전 국민적인 절전운동도 전개되었었다. 가정용 전등 30와트 이상 사용을 금지하고, 기획 배전과 윤번제 배전을 실시하는 등 전력 수요관리에 사력을 다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전력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심했다. 특히 주물, 방적 공장이 큰 타격을 입었고, 5.14 단전 시기는 벼농사 농번기와 겹쳐 관개용 전력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쌀 55만 석 정도의 수확 감소를 초래했다.

그리고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인 서울과 부산의 전차 운행도 대폭 축소돼 교통대란이 발생했었다.

그 결국 미국으로부터 2만kw급 용량의 자코나호 등 8척의 발전함을 들여와 1956년까지 전력을 공급했다. 1951년에는 발전함에서 공급된 전력량이 총발전량의 56.4%에 이르렀다.

이후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 전원개발계획에 따라 1956년 당인리 3호기, 마산 1, 2호기, 삼척 1호기 등 25만kw급 화력발전소 4기가 준공되어 전력난을 줄여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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