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증후군 이란?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2016년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증상을 처음 보고하여 '아바나 증후군'이란 명칭이 붙었다. 미국의 외교관과 정보요원, 군인 등이 아바나 증후군 증상을 보였다.
아바나 증후군은 아바나 괴질 또는 쿠바 괴질이라고도 불린다.
아바나 증후군의 증상은 다양하다. 귀의 통증, 머리의 압박감, 두통, 방향감각 상실, 피로감, 이명, 메스꺼움, 어지러움, 청력 손상, 인지장애, 뇌손상 등..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알 수 없는 소리를 듣고 난 후부터 이런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2016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있는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증상을 처음으로 보고 하였고, 트럼프 행정부는 미 외교관을 겨냥한 의도적인 공격이라 판단했다.
2017년 아바나 직원들을 철수시켰고, 미국 내 쿠바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조치를 취했다.
2017년 ~ 2021년 사이 중국, 러시아, 조지아, 폴란드, 대만, 호주, 우즈베키스탄, 미국 워싱턴, 오스트리아, 베트남, 인도, 독일, 콜롬비아 등지에서도 증상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2021년 5월 피해자 수가 130여 명이라 보도했고, 9월에는 200명 이상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피해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극초단파 공격으로 뇌손상?
2017년부터 미국의 여러 기관들이 조사를 진행했지만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원인으로 거론된 것은 고주파 에너지 또는 음파 공격, 집단 심인성 장애(집단 히스테리), 살충제 흡입 또는 감염, 약물 신경독성 등이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알 수 없는 소리의 정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들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 증상을 경험한 쿠바 파견 외교관 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결론은 뇌조직이 광범위하게 지속적인 부상을 입은 것.
2018년, 연구 결과를 <전미의학협회지(JAMA)>에 게재한 바 있다.
2020년,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아카데미(NASEM)의 전문가위원회는 극초단파 에너지(마이크로파 에너지), 특히 지향성 펄스 고주파 에너지가 그나마 가장 증상에 부합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모스크바 신호' 공포의 광선??
2021년 8월 '카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일정이 3시간가량 지연되는 일이 있었다. 현지 근무 직원의 아바나 증후군 증상 발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1년 10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남미 콜롬비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근무 중이던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이상 증상을 호소했다고 한다.
CIA(미중앙정보국)과 ODNI(국가정보국장실) 등의 정보기관은 아바나 증후군이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리고 러시아가 배후세력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러이사는 사람의 뇌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는 극초단파로 무기를 연구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관련성을 부인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의혹에 대하여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아바나 증후군과 같은 증상을 일으킨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전직 미국 외교관 '제임스 슈메이커가' 미 외교관협회 소식지 포린 서비스 저널 최신호에서 아바나 증후군의 '선배 괴질'로 조명받고 있는 '모스크바 신호(Moscow Signal)에 관련한 비화를 소개했다.
모스크바 신호는 미국과 소련의 체제경쟁이 극한으로 치닫던 냉정 시기부터 데탕트를 지나는 40여 년간,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과 관저 등에 정체불명의 초단파가 장기간 투사됐던 사건을 말한다.
슈메이커에 의하면 미국 대사관 및 관저 등에 대한 극초단파 투사는 수십 년간 이어졌다고 한다.
미국 당국에 처음으로 발각된 것은 한국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던 1951년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의 관저였던 스파소 하우스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1959년 '리처드 닉슨' 당시 부통령의 방문 당시에도 초단파를 쐈다는 보고가 있었다. 극초단파 공격의 목적은 소련 정부의 도청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미국 전자제품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도록 공격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미국 정부는 은밀하게 조사를 시작했다.
존스홉킨스 대학 소속 물리학자 등 외부 인력들도 참가한 가운데 정밀 조사가 시작되었고, 연구자들이 내놓은 결론은 극초단파는 일단 인체에 무해하다는 쪽이었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격렬히 반대했다.
앨런 프레이 박사는 "극초단파는 사람으로 하여금 귀에서 딸깍딸깍 소리가 들리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라며 가볍게 보면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로버트 베커 박사는 모스크바 신호 연구가 부도덕하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는 초단파는 근무자들의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의사결정장애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소련이 미국 외교관들을 상대로 낮은 강도의 전자기파 실험을 한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도 극초단파 공격은 공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모스크바 신호'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소련 주재 미국 외교관들은 극도의 긴장감과 불안감에 시달렸다.
슈메이커는 "미국 외교관들은 어둠 속에 갇혀있었다"라는 말로 비판적으로 서술했다.
미국은 왜 소련의 만행으로 의심되던 극초단파 투사를 당시 문제 삼지 않았을까?
슈메이커는 두 가지 이유를 말했다.
첫째, 당시 연구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 실제로 극초단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을 것으로 판단.
둘째, 당시 미국, 소련 사이에 조금씩 데탕트(외교적 해빙)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한 배경.
초단파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건강 이상자들은 속출했다.
백혈구 수치의 과도한 증가, 암과 백혈병 등 중병, 두통과 피로감 등..
전직 소련 주재 미국대사 '레웰린 톰슨' 1972년 암으로 사망, '찰스 볼렌' 1974년 암으로 사망, '월트 슈퇴셀' 혈액 질환을 앓다가 1986년 백혈병으로 사망.
1976년 12월 발간된 잡지 뉴요커에 본격적으로 '모스크바 신호'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이후 모스크바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겪었던 괴 증상에 대한 심층 도서가 쏟아져 나왔다.
모스크바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건강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잇따라 냈으나, 모조리 기각됐다고 한다.
한동안 잊혔던 '모스크바 신호'는 최근 '아바나 증후군'이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슈메이커는 "1960~1980년대 소련에서 근무한 일부 외교관들이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많이 생존해있다"라며 "모스크바 신호와 아바나 증후군이 연관돼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들이 겪었던 일들에 대해 대답해줄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백악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주도로 정보기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전수조사에 착수하며 이 증후군의 실체 규명에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
CIA는 대응을 위한 특별조직을 꾸리기도 했고, 2021년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과 하원 만장일치로 통과된 '아바나' 법에 서명함으로써 아바나 증후군 피해자들은 법에 따라 강화된 의료서비스와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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