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9년 알천 언덕에 모였다. 사로국 6부 촌장들이 나라의 임금을 세우는 회의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로국은 진한 12국 가운데, 경주에 위치한 작은 나라였다. 훗날 신라로 발전하게 된다.
"우리들에게는 우리들 모두를 다스려 줄 임금이 없어 모두가 안일하여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바람에 도무지 질서가 없다. 그러하니 덕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그를 임금으로 모시고 나라를 만들자"
*촌장(村長) - 한 마을의 우두머리
촌장들의 회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 회의 장소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남쪽 양산(楊山)이라는 산기슭에 번갯불 같은 이상한 기운이 보였다고 한다.
촌장들은 그것을 보기 위해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가만히 보니 양산 기슭에 있는 나정(蘿井)이라는 우물 곁에서 번갯불이 솟아오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옆에 백마가 절하는 것처럼 꿇어 엎드려 있었다고 한다. 그러더니 길게 소리쳐 울며 하늘로 날아올라가 버렸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한참을 백마를 보고 있다가 떠난 자리를 다시 보니, 자줏빛의 큰 알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고 한다.
촌장들은 그 알을 보고 신기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알이 깨져버렸다고 한다.
깨진 알에서는 놀랍게도 사람이 있었다. 생김새가 몹시 단정하고, 아름다운 사내아이였다고 한다.
촌장들은 모두가 놀랐고, 신기해하며 아기를 동천(東泉)이라는 샘에서 몸을 씻겨줬다.
씻은 후 아이의 몸에서는 더욱 광채(光彩)가 났고, 짐승들이 몰려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이 울렁이며, 태양과 달의 빛이 더욱 밝아졌다고 한다.
촌장들은 아이가 박처럼 생긴 큰 알에서 나왔다고 해서 아이의 성을 박(朴)으로 붙여줬다. 그리고 이름은 나라를 밝게 비춰 준다는 뜻으로 혁거세(赫居世)라고 지어줬다.
박혁거세는 늘름하게 자라 13세가 되었을 때, 촌장 회의에서 왕으로 추대되었고, 나라 이름을 서라벌이라 했다. 이때는 왕을 '거서간(居西干)'이라고 했기 때문에 '혁거세거서간(赫居世居西干)'으로 불렸다.
처음 작은 나라에서 출발한 사로국은 정복과 부속의 과정을 통해 4세기 중엽에는 낙동강 동쪽의 경상북도 일대를 지배하는 연맹 왕국으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국호를 바꾸기도 했다가, 지증왕 4년(503년)에 덕업이 날로 새로워지고 사방을 망라한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라'라는 국호를 사용하게 되었다.
기원전 41년 혁거세 거서간(즉위 17년), 6부를 두루 돌며 백성들을 살폈는데, 왕비인 '알영'이 따라갔다. 농사와 누에치기에 힘쓰도록 권장하여 토지의 이로움을 다 얻도록 하였다고 한다.
기원전 39년 혁거세 거서간(즉위 19년), 봄 정월에 변한(卞韓)이 나라를 바쳐 항복해 왔다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은 신채호가 신뢰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원전 37년 혁거세 거서간(즉위 21년), 수도 금성에 성을 쌓았다.
기원전 32년 혁거세 거서간(즉위 26년), 금성에 궁실을 지었고, 이때 나라의 기틀이 잡혔다고 한다.
기원전 28년 혁거세 거서간(즉위 30년), 낙랑이 침범했으나 도덕의 나라라 하여 스스로 물러갔다.
기원전 20년 혁거세 거서간(즉위 38년), 봄 음력 2월 마한에 사신 호공(瓠公)을 보냈는데, 마한의 왕이 조공을 보내지 않는 것을 탓했다. 그러자 호공은 그럴 필요자 없다고 했다. 마한의 왕이 분노해 호공을 죽이려고 하자 마한의 신하들의 만류로 놓아주었다고 한다.
기원전 21년 혁거세 거서간(즉위 39년), 마한의 왕이 죽어 신하들은 정벌할 것을 권하자 혁거세 거서간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요행으로 여기는 것은 어질지 못한 일이다"하며 사신을 보내 조문하게 하였다.
기원전 5년 혁거세 거서간(즉위 53년), 동옥저(東沃沮)의 사신이 왔다. 말 20 필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 역시 신채호가 신뢰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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