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정우회(維新政友會),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회의원??

우리는 이런 글을 봤다. '제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마했다', '제10대 국회에는 유정회 의원으로 당선되며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게 무슨 말일까?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에서 낙마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갑자기 유정회(유신정우회) 의원으로 당선되었다고? 유정회는 정당일까?

유신정우회는 제4공화국 시기 대한민국 국회 내의 국회의원 단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국회의원은 아니다.

1972년 유신헌법에 따라 국회의원 정수의 1/3에 해당하는 수의 국회의원을 대통령이 추천하면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승인·선출하였다. 이렇게 국회의원이 된 의원들이 만든 단체가 유신정우회였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유신헌법에는 '국회의원 1/3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이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찬반 투표를 거쳐 선출한다'는 것인데, 여기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는 명목상으로는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된다고 하지만 사실 대통령이 지명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박정희에 대한 찬성률은 단 한 번도 99%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 두 차례 선거에서 반대표 0표, 무효표만 2표, 1표 나왔다고 한다. 무효표는 글씨를 잘못 써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즉, 유신회는 유신체제를 지지하고 박정희의 의지를 정치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한 단체라고 볼 수 있다.

설립목적을 보면 제9대 국회에서 원내 제1교섭단체로 출범하게 된 유신정우회는 자신의 목적을 유신헌정을 수호하고 그 헌법정신을 국정에 구현하도록 하며, 그 이념과 목표를 국민들에게 인식시켜 국력의 신장을 성취하도록 하기 위한 원내외 활동을 전개한다고 규정했다.

제9대 국회에서는 연립 여당으로 민주공화당 67석, 유신정우회 73석 / 야당은 신민당 53석, 민주통일당 3석, 무소속 14석이었다.

제10대 국회에서는 여당으로 민주공화당 68석, 유신정우회 77석 / 야당은 신민당 61석, 민주통일당 3석, 무소속 22석이었다.

해산 당시에도 여당은 민주공화당 67석, 유신정우회 77석 / 야당은 신민당 53석, 민주통일당 1석, 무소속 3석이었다.

이런 유신정우회는 국회 내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여당의 입장을 관설시키기 위해 다수파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었다. 유신정우회 스스로 밝힌 기능은 이렇다.

1. 평화적 통일의 제 일차적 책임자인 대통령이 그 책임의 수행을 위해 창출한 유신이념을 원내외활동에서 국정에 반영하는 기능

2. 집약된 국민의 일반 의사와 유신이념과의 발전적 조화점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을 심의하며 조정하는 기능

3. 정당·정파적 입장 또는 사회적 계층이나 지역성을 탈피한 차원에서 국정의 반유신적 경향을 견제하는 유신헌정의 원내보루로서의 기능

4. 현대 입법기능은 분화되고 전문화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 대표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하는 기능

5. 유신체제가 국민에게 요구하는 것과 국민이 정부에 요구하는 욕구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단체로서의 국민계도적 기능.

유신정우회는 유신 체제의 가장 강력한 반대 세력이었던 학원을 포함한 지식인 사회에 대해 무마와 분열책으로 최대한 이용했다. 의원 자리 때문에 변절할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 인물들도 유신정우회에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그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김정렴의 증언에 따르면 "사전에 낙점을 받은 인사들을 설득, 수락시키는 과정에서 단 한 사람도 거절하는 사람은 없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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